現代重工業(代表: 崔吉善)이 국내 처음으로 초대형유조선을 쌍축형으로 건조, 쌍축선(엔진과 프로펠라를 각각 2기씩 가진 선박으로 지금까지는 여객선, 군함 등 특수목적으로 건조하는 선박에만 적용되어 옴)의 상용화에 전기를 마련했습니다. 현대중공업은 19일 오전 스웨덴 콘코디아(Concordia Maritime AB)사의 31만5천톤급 초대형 쌍축유조선에 대한 명명식을 가지고, 선박을「스테나 비전(Stena Vision)」호로 명명했습니다. 이 선박은 1998년 12월 수주한 2척의 동형 선박중 첫번째로 건조된 것으로 엔진과 추진용 프로펠라를 각각 2기씩 장착하고 있어 예기치 않은 엔진고장에도 안전항해를 계속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선폭이 넓고 선고가 낮아 강에서도 항해가 가능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으며 현대중공업 엔진공장에서 자체 제작한 2만1천500마력급 디젤엔진 2기가 완전분리된 엔진실 내에 각각 탑재되어 있습니다. 지금까지 건조된 일반 초대형 유조선(Very Large Crude-oil Carrier = 이하 VLCC)은 엔진과 프로펠라가 1개씩 장착되어 있어 하나의 엔진이 고장을 일으킬 경우 조류에 떠밀려 좌초 또는 전복되어 원유유출로 인한 대규모 해양오염사고로 이어졌으나 이번에 건조된 선박은 또하나의 엔진으로 항해를 계속할 수 있어 안전성이 보장되며, 운항지연율을 크게 줄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근래 건조되는 유조선들은 원유탱크 부분만 이중선체 구조로 되어있지만 이 선박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기관실까지 이중선체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과거 7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20만톤급 이상의 대형 유조선을 스팀터빈(지금은 디젤엔진)을 이용한 쌍축추진 방식으로 건조한 바 있으나 엔진의 용량부족에 따른 추진력 확보를 위해 기관을 2개로 한 것일 뿐, 안전항해와 해양오염 방지차원에서 쌍축선형으로 건조된 초대형유조선으로는 이 선박이 처음입니다. 이 선박은 선폭이 일반 VLCC에 비해 12미터 가량 넓은 70미터이며, 깊이(선박의 높이)는 5미터 이상 낮은 25.6미터로 지금까지 건조된 동급 선박에 비해 옆으로 넓게 퍼진 형태여서 수심이 얕아 일반 유조선으로는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세계 50여개 항구기지에 입출항이 가능합니다. 이는 이 선박이 서아프리카 유전지대(나이지리아)에서 원유를 싣고 대서양을 건너 수심이 16.8미터에 불과한 미국의 델라웨어(Delaware)강을 거슬러 필라델피아 선 오일 터미널(Sun-Oil Terminal=이 선박의 용선회사인 미국 선오일사의 원유기지)까지 가는 항로상의 특성을 감안해 설계된 것입니다. 또, 단축선의 경우 수심제약 때문에 프로펠러의 직경이 제한을 받게돼 선박의 추진효율이 떨어지는데 비해 쌍축선은 크기가 작은 2개의 프로펠러에 추진력을 분산시키고 리덕션 기어(reduction gear)를 이용해 16.9노트의 안정성있는 속도를 유지하게 되어 엔진효율을 높이면서 연료절감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습니다. 현대중공업은 이 선박이 동급 VLCC에 비해 10% 정도 선가가 비싼 고부가가치선으로 안전성과 항해편의성 등의 잇점이 있다는 점을 들어 수주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19일 명명식에는 선주사인 콘코디아社의 모그룹인 스테나그룹의 올손회장(Dan Sten Olsson), 콘코디아사 칼손(Lars Carlsson)사장, 현대중공업 김형벽 회장 외 선주·선급 관계 인사 150여명이 참석했으며, 이 선박을 용선하게될 선 오일(Sun Oil)사 제임스 피들러(Mr. James Fidler)사장의 부인 카렌 피들러(Mrs. Karen Fidler)씨가 명명했습니다. 선박은 20일 선주측으로 인도되었습니다. ※리덕션 기어 엔진의 RPM(피스톤의 1분간 회전수. 프로펠라의 분당 회전수와도 같다)을 감속하는 장치. 이번에 건조된 쌍축유조선에 탑재된 2만1천5백마력 엔진의 정상 RPM은 '105'이나 리덕션기어를 통해 '66'으로 낮추어 운항함으로써 16.9노트의 안정된 속도를 얻게된다.이는 엔진이 2개이기 때문에 가능하며 델라웨어강을 운항할 시 엔진에서 나오는 진동강도를 줄여 강바닥의 퇴적물이 부상하여 엔진에 피해를 주는 것을 방지하는 효과도 있다.